산 넘어 산 (사무엘상 26:1-12)

인생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단한 일들의 연속이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삶의 문제가 ‘데자뷰’처럼 나타난다. 다윗에게 나타나는 반복되는 문제는 무엇인가? 자신을 끊임없이 추적해 오는 사울이다. 사울이 또 다윗을 잡으러 온다. 24장에서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살려주었다. 사울은 그 사실에 감격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 듯 사울은 군사를 이끌고 또 다윗을 잡으러 왔다. 수면 아래 감춰졌던 문제가 다시 떠오른 것이다. 산 넘어 산이다. 다윗에게 사울 같은, 반복되는 문제가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1. 반복에 지치지 말라

다윗은 반복되는 훈련의 과정을 통해 어느새 훌쩍 자라 있었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26장과 24장에서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 처음 사울이 자신을 잡으러 왔을 때는 수동적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오히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 다윗은 반복에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반복되는 상황에 맞서 믿음으로 성실하게 대응한다. 반복되는 문제를 만날 때 우리는 지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인내해야 한다. 그 인내를 온전히 이루어야 한다.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약 1:2,4) 현대인들은 좀 더 빠른 반응과 결과를 원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유행을 찾는다. 반복을 지루해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은 달르다. 하나님은 반복을 통해 인내를 이루는 사람을 찾으신다.  

2. 어제의 은혜로 오늘을 살라

다윗이 이렇게 반복에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24장과 26장 사이의 한 사건 때문이다. 25장에서 다윗은 분노의 칼을 들고 나발을 죽이러 달려갔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비가일을 통해 말씀하셨다. “당신은 하나님의 생명 싸개 안에 쌓여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스스로 심판하지 말고 하나님의 심판에 맡기세요.” 다윗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고 분노를 잠재운다. 그리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 열흘 후에 하나님은 나발을 직접 심판하신다. 다윗은 이때 은혜를 경험했다. 그래서, 26장에서 의연히 대처할 수 있었다. 어제의 은혜로 오늘을 살아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날마다 은혜를 구해야 하는 이유다. 어제 받은 은혜를 기억할 때,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오늘 체험한 은혜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매일 체험하고 배워갈 때 우리는 날마다 승리할 수 있다. 

3.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으라

다윗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울의 물병과 창을 훔쳐간다. 그런데, 사울을 포함해 삼천명의 군사들 중 단 한 사람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들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뽑힌 특수부대원들이다. 작은 인기척과 미세한 흙먼지의 움직임까지도 눈치챌 수 있는 최고의 정예군들이다. 그런데, 다윗의 접근을 전혀 몰랐다니 말이 안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여호와께서 그들을 깊이 잠들게 하셨기 때문이다(12절). 하나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다윗을 도와주시기 위해 역사의 전면에 나타나셔서 일하셨던 것이다. 다윗 혼자 산을 넘고 또 넘는 고된 시간을 지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하나님께서 여전히 역사하고 계셨다. 산 넘어 산을 만날 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이 반복되는 고난의 상황 이면에서 모든 것을 살피고 계신다는 사실을.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신다. 변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반복되는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