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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통(亨通)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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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시글락

08-13

내 인생의 시글락 (사무엘상 27:1-12)


다윗은 자신을 죽이러 온 사울을 용서하고 살려주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하지만, 선행을 베풀어도 돌아오는 것은 늘 사울의 변덕스러운 살기였다. 다윗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끝나지 않는 도피 생활을 마치기로 결정한다. 블레셋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한 그는 사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블레셋 아기스왕 밑으로 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스로부터 신임을 얻은 다윗은 ‘시글락’ 이라는 성 하나를 얻게 된다. 10여 년 만의 정착 생활이었다. 이제는 집도 짓고, 울타리도 치고, 텃밭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광야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풍요와 안정감을 누리며 1년 4개월을 지내게 된다. 집 집마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하다.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다!


그런데, 다윗이 시글락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일까? 아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묻지 않았다. 항상 하나님께 질문하고 기도하던 그였는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 왜 묻지 않았을까? 도피 생활 초기부터 하나님의 뜻은 명확했다. 유다 땅을 떠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미 금하신 일이었다(삼상 22:5). 아무리 힘들어도 약속의 땅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다윗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예 안 묻지 않았던 게다. 하나님께 물어봤자 블레셋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셨을 테니까. 우리도 이럴 때가 있다. 일부러 기도 안 하고, 의도적으로 묻지 않는다. 왜? 내가 싫어하는 대답을 하나님이 하실까 봐. 그래서 내 마음대로, 내 생각대로 결정한다. 너무 힘들고 어렵다는 이유로 현실과 타협한다. 그 결과, 다윗은 외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데, 내적으로는 어떨까? 그 영혼은 어떨까?


다윗의 영혼은 지금 행복하지 않다. 그는 영적 갈등을 느끼며 살고 있다. 다윗은 아기스의 은혜를 구하며 산다. 심지어 자신을 아기스의 종이라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만을 구하며 살아야 했던 하나님의 종이다. 참으로 굴욕적이다.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자신의 영광스러운 정체성을 포기한 것이다. 다윗은 그술 사람, 기르스 사람, 아말렉 사람을 침노하고 그 전리품을 아기스 왕에게 갖다주며 거짓말을 한다. 자신의 고향 유다 지방을 약탈했다고. 그는 이런 이중생활이 들통날까봐 늘 노심초사하며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간다.


우리 인생에도 시글락이 있다. 시글락이라는 현실 속에서 타협하며 이중생활 할 때가 있다. 살아남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대며 하나님께 묻지 않고, 시글락을 선택한다.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며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겉으로는 편안해 보이지만 영혼은 불안한 상태가 계속될 때 다윗은 자책한다. ‘이런 내가 과연 왕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실망스러운 시글락 이야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꽃핀다. 여호수아 15장에 의하면 시글락은 하나님께서 시므온 족속과 유다 족속에게 주신 땅이었다. 블레셋에게 빼앗긴 약속의 땅을 하나님은 다윗을 통해 회복하고 계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한계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향한 당신의 계획을 성취해 가신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전쟁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다윗이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하신다. 되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빼내어 주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울은 전장에서 죽게 되고 다윗은 결국 유다의 왕이 된다. 다윗이 부끄러운 불순종의 장소인 시글락에 있을 때, 하나님은 그의 모든 삶을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언약을 성취해 주셨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을 ‘일한 것도 없는데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롬 4:6-8〉 (6) 일한 것이 없이 하나님께 의로 여기심을 받는 사람의 복에 대하여 다윗이 말한 바 (7) 불법이 사함을 받고 죄가 가리어짐을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고 (8) 주께서 그 죄를 인정하지 아니하실 사람은 복이 있도다 함과 같으니라


우리도 다윗처럼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심으로 그 사랑을 증명해 보이셨기 때문이다(롬 5:8).


이사무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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