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길에서 실패하는 이유(민수기 13:1-16)

가데스 바네아에서 일어난 일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족적이다. 이 사건은 역사의 거울이 되고, 우리 삶에 반면교사가 된다. 그들이 믿음의 길에서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1.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믿음 없는 백성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이에 정탐꾼을 먼저 보내자고 제안한다. 그들의 요구에 하나님께서 수용해 주신다(신명기 1장 참조). 약속의 땅을 향해 전진하기엔 이스라엘의 영적 체력이 너무 허약했기에 허락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준보다 큰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으신다. 실력도 없는데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으신다. 어떻게든 연약한 우리를 어르고 달래고 다독이신다. 손 내밀어 믿음의 길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고 격려하신다. 보지 않고 믿는 자가 더욱 복되다 하셨다(요 20). 하지만, 보고 나서야 믿겠다고 뒷걸음질 치는 도마 같은 사람도 있는 법. 하나님은 그들도 수용하신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도, 어떻게든 믿음의 길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시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 우리를 향한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이스라엘 백성은 그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2. 눈 앞의 문제만 바라봤기 때문에

겁에 질린 정탐꾼들은 부정적인 보고를 한다.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26절) 그들은 눈 앞의 문제만 바라봤다. 문제 뒤에 계신 하나님을 보지 못했다. 그러니, 올바른 생각을 못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못한다. 사실, 풍요로운 땅에는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게 정상 아닌가. 가장 좋은 땅에 가장 강한 사람들이 이미 터 잡고 사는 것이 상식이다. 즉, 약속의 땅은 객관적으로도 최고의 땅임이 증명된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그 좋은 땅을 ‘사람을 삼키는 땅’이라고 악평했다. 믿음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감사해야 할 일을 불평의 제목으로 뒤바꿔 버린 것이다. 

3. 충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다수의 부정적인 보고와는 달리 믿음의 고백을 한 사람이 있다.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30절)” 갈렙은 하나님도 인정하신 충성스러운 종이었다. 갈렙의 이름 뜻은 ‘개’다. 개는 시체나 썩은 고기를 먹으면서 전염병을 옮기기에 부정한 동물로 여겨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방인을 무시하며 개라고 조롱하곤 했다. 갈렙은 그니스 사람이다. 그니스는 멸망 받아야 마땅한 이방 족속 중 하나다. 갈렙의 아버지는 여분네(6절)인데 ‘돌이키다’는 뜻이다. 아마도 갈렙의 할아버지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돌이켰던 것 같다. 이방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섰지만 여분네 가족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이방인 출신이라고 받늦 따돌림과 무시가 상당했을 것이다. 아들 이름을 개라고 지을 정도였으니. 어린 시절부터 갈렙은 개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고 하나님께 충성했다. 개에게 있어서 한번 주인은 끝까지 주인이다. 개는 배신하지 않는다. 갈렙은 부정적인 이름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버린다.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은혜로 개척해 나간 것이다. 결국, 갈렙은 유다 지파의 지도자가 된다(3절).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는 결국 하나님께도 인정 받는다. 갈렙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 속에도 하나님의 멋진 계획과 섭리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눈 앞의 당면한 문제가 컸지만, 문제 뒤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봤다. 그래서, 그는 믿음의 길에서 실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