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담은 새 부대 (마태복음 9:14-17) 

#1 예수님이 마태를 제자로 부르셨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을까. 행복을 만난 마태가 큰 잔치를 열었다. 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초대 되었다. 행복의 근원되신 예수님이 함께 하셨으니 마태의 집은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 웃음 꽃이 활짝 폈다. 천국 잔치가 열렸다. 하지만, 이것을 지켜보는 바리새인들의 시선은 불편했다. 세례요한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나아와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와 바리새인들은 금식하는데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않습니까?(14절)” 

#2 이에 예수님은 혼인 잔치 이야기로 대답하신다. “혼인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 슬퍼할 수 있느냐?” 유대인의 결혼식은 잔치가 핵심이다. 일주일 동안 기쁨의 파티가 계속된다. 그렇다. 예수님이 주시는 기쁨은 바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 감정이다. 예수님은 금식 자체를 반대하신 것이 아니다. 예수님도 40일 금식하시고 공생애를 시작하셨다. 분명 금식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십자가에서 신랑이신 예수님을 빼앗길 때가 올 것이다. 그때 슬퍼하며 금식하면 된다. 하지만, 이것도 한순간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 그러니, 우리는 다시 천국 잔치 가운데 온전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3 금식은 왜 하는가. 주님이 주시는 용서와 회복과 은혜와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바리새인들과 세례요한의 제자들에게 금식은 어느새 신앙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분명 회개하고, 눈물 흘려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그것은 기쁨을 누리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이다. 눈물의 터널을 통과한 후에 도달해야 할 삶의 지향점은 하늘에서 주어지는 기쁨이다. 그래서, 복음의 핵심은 축제의 삶이다. 

#4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는 금욕주의적 경향이 있다. 엄숙해야 하고, 고행해야 하며, 침울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 내가 고통을 당할 때 신이 기뻐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독교는 전혀 다르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인격적으로 맺어져 있다. 하늘 아버지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순간은 언제인가. 자녀된 우리가 기뻐할 때다. 마태의 잔치집은 지금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그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도 기뻐하셨다. 우리가 복음 안에서 기뻐할 때 하나님도 기뻐하신다. 

#5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포도주를 가죽 부대에 넣어 보관한다. 새 포도주는 발효되기 직전의 상태다. 가죽 부대에 넣으면 발효되기 시작한다. 부글부글 이산화탄소 가스가 생성되고 가죽 부대는 점점 부풀어 오른다. 팽창하는 내부를 담으려면 가죽 부대가 부드러워야 한다. 그런데, 오래된 가죽 부대는 딱딱하게 굳은 상태다. 내부는 역동적으로 부풀어 오르며 변화하는데,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터져버린다. 포도주도, 부대도 다 버리게 된다. 둘 다 보존하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새 포도주에 걸맞는 유연하고, 부드럽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새 가죽부대가 필요하다. 예수님의 복음은 기쁨의 새 포도주로 상징된다. 환희와 웃음, 감격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새 포도주를 담으려면 우리의 내면이 변화되어야 한다. 참된 기쁨의 새 가죽부대로 바뀌어야 한다.  

#6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노련한 고참 마귀 스크루테이프가 초보 마귀 웜우드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웃음은 우리한테 전혀 득될 게 없다. 그러니, 무조건 막아야 한다. 게다가 웃음은 그 자체가 구역질나는 현상이다. 웃음은 지옥의 현실주의와 위엄과 엄격함을 정면으로 모욕하는 행위다. 재미(fun)는 기쁨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단다. 인간의 유희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뭐랄까, 감정의 거품 같은 것이다. 우리에겐 거의 쓸모가 없다.” 마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웃음과 기쁨이다. 그래서, 마귀는 유머 감각이 없다고 한다. 마귀의 궤계를 이기려면 기뻐해야 한다. 복음 안에서 충분히 웃고 즐거워 해야 한다.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주님 안에서.   

빌 4:4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